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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망명 법사의 마음을 쉬게 하는 다짐의 글

GraU 2010. 9. 1. 15:11

원효스님의 "대승육정참회" 중에서

 

 

망명 법사의 마음을 쉬게 하는 다짐의 글



많이 생각하지 말고 많이 알려 하지 말라.
아는 것이 많으면 일이 많아 마음을 쉬는 것만 못하고,
생각이 많으면 잃는 것이 많아 한 가지도 지키지 못한다.
방울져 떨어지는 물이라도 멈추지 않으면
드넓은 바다가 될 것이요,
작은 티끌도 털어 내지 않으면
거대한 산이 될 것이다.

 
하찮은 것을 자랑하고 기교부리는 일을 부러워하면
그 덕이 넓지 못할 것이며,
명성은 두터우나 행동이 경박하면
그 높은 지위는 곧 무너질 것이며,
안으로 교만하고 자랑하는 마음을 품으면
밖으로 원망하고 증오함에 도달할 것이다.


즐겁게 구경하는 일은 잠깐이요
슬퍼하고 근심할 일은 오래도록 계속된다.
그림자가 두렵다고 달아나면 달아날수록 더욱 따라오겠지만
단정히 나무 그늘에 앉아 있으면 그림자는 없어질 것이다.
사는 일을 싫어하고 늙는 일을 근심하다 보면
그런 생각을 따라 생각이 계속 일어나게 되는 것이니,
마음에서 생각이 사라지면 삶과 죽음도 영원히 끊어지리라.


무엇이 뛰어난 것이고 무엇이 열등한 것이며,
무엇이 무거운 것이고 무엇이 가벼운 것이며,
무엇이 고귀한 것이고 무엇이 비천한 것이며,
무엇이 욕스런 것이고 무엇이 영예로운 것이겠는가?
그저 맑은 하늘의 깨끗함을 부끄러워하고
밝은 해의 밝음을 부끄러워하며,
태산처럼 편안한 뿐이다.

출처 : 수미산
글쓴이 : 시공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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