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llabus Design/생태건축

[친환경아파트4] 건강한 실내환경을 꿈꾼다 : 주택저널 2002-10

GraU 2007. 5. 21. 18:30
[친환경아파트4] 건강한 실내환경을 꿈꾼다
  

환기시스템, 평면혁신, 실내녹화로 ‘쾌적하게 살고, 건강도 지키고’


아파트 실내가 답답하고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 단독주택을 그리워하는 것은 이제 옛말이 된 듯
싶다. 인체에 유익한 건강자재를 사용하고 인공지능 환기시스템을 도입하고 자연 환기와 채광 확
보가 가능한 평면을 설계하는 등 쾌적한 실내 환경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아파트 실내 환경의 변화를 살펴본다.


21세기 삶의 질을 결정짓는 화두는 ‘건강’이다. 생활이 윤택해지고 경제가 발전할수록 건강에 대
한 관심은 날로 높아간다. 식품, 의류, 레져 등 산업 전분야에 걸쳐 ‘건강’을 테마로 하는 상품이
인기를 누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주택도 예외는 아니다. 하루 생활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실내 환경에도 ‘건강’ 바람이 불고 있
다. 최근 아파트 분양에서 가족의 건강과 치료 기능까지 겸비한 산소방이 시스템 옵션제로 도입
되는가 하면 몇 해 전부터는 인체에 유익한 건강 소재를 사용한 아파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밖에도 실내에 화훼 공간을 조성할 수 있도록 토양을 시공해주는 아파트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고, 소음차단제와 소음차단공법을 이용해 실내 음환경을 개선한 아파트도 등장하고 있다.


◀ 용인 보정면 대림e편한세상 아파트(74평형)
의 실내정원 모습. 대형 평형에서는 실내에 대
형 발코니를 설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입주
자가 적극적으로 발코니에 정원을 조성했다.
(위 사진)

베란다를 넓게 시공해 마당 형식의 발코니를
도입한 파주시 교하 2차 월드메르디앙 아파트.
입주자의 취향에 따라 이곳을 실내정원으로
조성하기도 한다.(아래 사진)


‘산소방’ 옵션제까지 등장

건강하고 쾌적한 실내 환경을 만드는 데 영
향을 주는 요인은 공기의 질, 온열, 습도, 기
류, 소리, 빛, 조명, 소재 등 매우 다양하다.
그중 실내 공기의 오염은 가장 중요한 문제.
목재 방부재, 도료용재, 각종 접착제와 건축
재료 등에서 방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오존, 환경호르몬 교란제 등이 건강에 직접
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택으로 등장한 것이 환기 유도
시스템이다. 이전 아파트에 사용된 환기시
스템은 오염 공기를 감지해서 밖으로 내보
내는 렌지후드 수준. 한 단계 발전되어 최
근 아파트에 도입되고 있는 것이 급기시스
템으로, 배기뿐 아니라 내부의 온습도까지
적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대우아파트는 급기시스템을 거실에도 도입
했다. 이렇게 되면 자연 환기가 힘든 겨울
철에도 어느 정도 환기를 해결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자연 환기가 가능한 평면 설계도 중요하다.
실내의 앞과 뒤에 베란다를 조성해 바람이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주는 것. 지
난 8월 그린빌딩으로 선정된 수원 매탄동
우남퍼스트빌은 100%의 세대가 맞통풍환기
가 가능하도록 설계, 쾌적한 공기질을 유지
할 수 있게 했다.

최근 아파트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3베이’, ‘4베이’ 구조도 환기에 도움이 된다.
‘베이(bay)’란 아파트 전면 베란다에 접한 방과 거실의 개수를 뜻한다. 베란다에 거실과 방 1칸이
붙어 있으면 2베이, 거실과 방 2칸이면 3베이다.

같은 30평형대 아파트라면 2베이보다 3베이가 좋다. 보다 많은 공간이 바깥과 바로 접해 있어 햇볕이
잘 들고 바람도 잘 통하기 때문이다. 과거 30평대 아파트는 주로 2베이였지만 요즘은 3베이가 많다.
안산 고잔 1차 대우아파트는 34, 37평형에 거실과 방 2개를 전면에 배치한 3베이 구조를 적용해 자연
채광을 높였다. 또, 욕실을 바깥면에 접하도록 설계해 그만큼 바람이 잘 통하게 했다.

 

 

  

▲ 전신 발코니 공간에 실내 정원을 조성한 분당 탑마을 대우아파트(68평형). 남쪽 발코니를 통해
현관에 출입하는 방식으로 발코니를 바깥마당처럼 사용하고 있다.(왼쪽 사진) 전실형 발코니에 실
내 정원을 조성한 경우.(가운데 사진) 용인 보정면 대림e편한세상 아파트 최상층 세대에 조성된 발
코니 정원의 모습. 격자창 너머로 보이는 공간이 전실이다. 실내와 전실 양방향에서 정원을 볼 수
있다.(오른쪽 사진)


‘맞통풍’ 가능한 평면 구조가 좋다

환기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바로 건축자재 자체에서 뿜어내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이다.
그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독성이나 유해가스를 방출하지 않는 건강하고 무해한 건자재의 사용이다.
공동주택에 VOC가 저감된 황토, 숯, 맥반석 등의 건강형 재료를 도입하고 있는 움직임이 1-2년 사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

2003년 가을 입주를 앞둔 동문건설의 목동 굿모닝 탑아파트는 벽면에 초배지를 사용하고 황토 성분
이 함유된 바닥재를 사용한 대표적인 건강아파트. 황토는 피로 회복과 혈액 순환에 좋은 효과를 내
며 참숯 초배지는 전자파를 차단하고 음이온을 발생시켜 공기 정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건강형 소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아파트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강형 소재는 안방 등 일부 공간에만 적용하고 있다”며 “환경 친화자재를 쓰고 싶어도 디자인
이나 구성이 다양하지 않아 선택에 한계를 느끼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환경 친화자재들이 일반 자재에 비해 값이 비싸다는 것도 이유다. 아직까지 친환경 자재를
규정짓는 특별한 기준이 없다는 것도 문제. VOC 방출을 저감시킨 친환경 건축자재를 지정하는 인
증 기준의 개발도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 황토 바닥재와 참숯 초배지를 사용한 목동 동문 굿모닝 탑아파트.(위 사진)

실내에 산소를 공급해 주는 산소방. 최근 산소방을 옵션제로 제공하는 아파트가 생겨나고 있다.(아
래 사진)


황토 등 건강형 소재 사용 늘어

좀더 적극적으로 실내 환경을 개선하는 방법은 실
내 정원을 만드는 것이다. 실내외 연접부 공간을
녹화하면 집안의 온습도 조절과 공기 정화에 도움
이 된다. 또 실내에서 흙, 식물, 물 등의 자연 요소
와 접하게 되면 심리적인 건강에도 좋다.

아파트 실내 정원은 90년대 중반 이후, 일부 대형
평형의 아파트를 중심으로 시도됐다. 광주의 양벌
리 우림아파트 72평형은 마당 개념의 전실 공간
을 설치한 대표적인 예. 진입로와 발코니를 연결,
그 폭을 3.7m까지 늘려 5-6평의 독립된 마당처럼
구성했다.

이 마당형 발코니들은 본격적인 정원을 둔 전이
공간으로 꾸며진다. 최근에는 중소형 평형의 아
파트에도 실내정원의 도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
다. 아예 발코니의 일정 면적에 식재할 수 있는
토양을 시공해 분양하는 아파트도 늘고 있다.

그밖에 음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시도되고 있
다. 서초동 대림e편한세상 48평형 욕실에는 천장
에 흡음재를 넣고 변기 배수관을 주철로 만들어
아래층으로 가는 소음을 크게 줄였다. 삼성물산
도 욕실 배관을 벽 속에 깊이 넣고 바닥에 흡음
판을 설치해 소리를 줄였다.

이처럼 실내 정원, 환기유도 시스템, 맞통풍과 채광 확보가 가능한 평면 설계, 건강형 소재 사용 등
으로 인해 아파트의 실내 환경은 나날이 ‘업그레이드’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관련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실내 오염 물질의 사용을 억제할 수 있는 실내 공기 오염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설
정하고 환경친화적인 건축자재의 개발, 사용을 촉진하는 등 좀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
하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