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과 !/수미산이야기

[1]④출구

GraU 2007. 3. 19. 22:22


4. 출구(出口)

 

 

 

이 미궁에서 벗어날 출구는 있는가? 그리고 참되며 일체 미망에서 벗어난, 영원히 행복하고 안전한 상태가 실재하는가? 우리 모두 그것이 실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거기에 도달하려면 우리는 우선 괴로움의 세 뿌리를 극복하고 초월해야 한다.무릇 쾌락을 구하고 고통을 피하는 것은 모든 살아 있는 존재들의 변할 수 없는 자연스런 행동양식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일단 여섯 감관과 관계된 일체의 즐거움이 덧없으며[無常], 근본적으로 비참한 것이며[苦], 실체가 없는 것[無我]인 줄을 적어도 이론적으로나마 파악하게 되고 그래서 새로운 출구를 찾게 된 이상, 영원한 행복의 상태를 구하기 위해 질문하는 것 역시, 사물의 자연적 추세에 따른 당연한 귀결이라 할 것이다.
여기서 다시 한번 우리는, 끝도 없고 목적도 없는 우리의 그 모든 고통의 가장 주된 원인이, 바로 우리가 목표로 삼아야 할 참된 진짜 행복에 관해 무지한 탓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여섯 감관의 즐거움이 모두 현상세계에 속한 것이며 따라서 실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그것들에 마주치게 되면 그것들은 실제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것들이 사라지자마자 우리는 그것들의 근본적인 공허성과 환상적 성질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거기에서 어떤 교훈도 끌어낼 줄 모르고, 또 외견상 즐거움으로 보이는 이것들의 참 성질을 찾아 관심을 돌릴 줄도 모르는 것 같다. 기껏해야 언젠가, 행여 바로 내일이라도, 어떤 혁명에 성공하거나 아니면 죽은 뒤 천국에 태어나면 이들 즐거움이 영원히 또 보다 완전한 형태로 우리에게 주어질 것이라는, 남 몰래 간직한, 근거도 없는 희망을 갖고 미래의 새로운 즐거움을 학수고대하는 정도다. 

이처럼 어떤 급격한 외부상황의 변화나 또는 어떤 지고한 힘의 역사(役事)에 의해 바깥으로부터 영원한 행복을 얻고자 하는 우리들의 기대야말로 현대인이 지닌 최대의 미망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무엇보다 먼저 우리의 무지를 한 걸음 한 걸음 소멸해 나가지 않으면 안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일을 우리는 스스로 남의 도움 없이 해 낼 수 있을까?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스스로 해탈의 지혜를 획득해 낸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또 과거에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로 고민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진정한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스승이시며 깨달은 분이신 부처님은 비할 데 없이 탁월한 가르침을 우리에게 베풀어 주셨다. 긴 세월을 통해 잘 간직되어 온 이 가르침은 우리들이 이해하기에도 매우 용이하여서, 일체의 고통으로부터 해탈하는 큰 길로 올라서는 데 필요한 정도의 초보적인 올바른 견해[正見]는 힘들이지 않고도 얻을 수가 있다.이처럼 깨달으신 분이 베푸신 도움을 활용하기만 하면 무지를 극복하는 첫 걸음을 내디딜 수가 있다. 가르침의 지시에 따라 얻는 올바른 지혜로 한번 훑어만 봐도, 우리는 갈애를 갖가지 변형 가운데서 식별해 낼 수 있게 되고, 증오를 갖가지 위장 속에서 가려낼 수 있게 된다. 또 그럴수록 우리는 참 행복을 얻기 위해서 어떤 경우에도 이것들을 잘 대처해 내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점을 절실히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럼 우리들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하면 그것이 가능할까?